경영지원팀의 하루는 조용해 보이지만 치열합니다. 오전에는 대표님의 엄격한 비용 절감 압박을 견뎌야 하고 오후에는 "월급이 왜 이 모양이냐"며 찾아온 직원의 날 선 불만을 받아내야 합니다. 회사의 모든 살림을 도맡아 하지만 정작 성과가 날 때는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치부되고 작은 실수 하나라도 나오면 "도대체 하는 일이 뭐냐"는 비난의 화살이 가장 먼저 꽂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경영지원 실무자가 겪는 보이지 않는 '감정 노동'의 실체와 나를 잃지 않고 롱런하기 위한 번아웃 관리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경영진의 대리인과 직원의 대변인 사이에서
경영지원팀, 특히 인사(HR) 업무를 수행하는 실무자는 필연적으로 '샌드위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진은 효율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며 다소 냉정한 결정을 내리길 원하고 직원들은 복지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경영지원팀을 회사의 유일한 소통 창구로 여깁니다. 이 상충하는 가치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일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게 합니다.
경영지원팀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누군가의 퇴사를 통보하거나 권유해야 할 때'였습니다. 어제까지 함께 웃으며 커피를 마셨던 동료에게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며 사직서 작성을 권유하는 일은 영혼을 갉아먹는 듯한 고통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차갑고 단호한 '회사의 입'이 되어야 했지만 속으로는 미안함과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죠. 이러한 '감정 부조화'는 경영지원팀 실무자가 가장 흔하게 겪는 번아웃의 시작점입니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기에 타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전달하는 과정 자체가 거대한 감정 노동임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치유의 시작입니다.
무형의 기여와 보이지 않는 성과에 대한 갈증
영업팀은 매출 숫자로 개발팀은 결과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합니다. 하지만 경영지원팀의 성과는 대개 '문제가 터지지 않는 상태'로 측정됩니다. 아무 탈 없이 급여가 나가고 사무실 비품이 채워져 있으며 소리 소문 없이 지원금이 들어오는 상태는 모두가 당연하게 여깁니다. 문제는 이 '당연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경영지원팀이 쏟는 수많은 야근과 고군분투가 공기처럼 투명하게 취급받는다는 점입니다.
한 번은 전사적인 법정 교육 이수율 100%를 맞추기 위해 바쁜 직원들을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독려한 적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과태료 리스크를 완벽히 차단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왜 자꾸 귀찮게 하느냐"는 짜증 섞인 핀잔뿐이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회의감이 밀려올 때, 실무자를 지탱해 주는 것은 결국 스스로 정의한 '업무의 가치'입니다. 내가 없으면 이 회사의 행정은 마비되고 내가 꼼꼼히 챙긴 서류 한 장이 직원의 전세 자금 대출을 가능하게 하며 내가 신청한 지원금이 회사의 숨통을 틔워준다는 사실을 스스로 끊임없이 상기시켜야 했습니다. 타인의 인정에 목마르기보다 내가 이 조직의 '안전핀'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것이 번아웃을 막는 강력한 방어기제가 되었습니다.

'전문가로서의 마스크'와 감정 분리하기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실무적인 조언은 '일과 나를 분리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사무실에서의 나는 '경영지원 전문가'라는 가면을 쓴 존재라고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했습니다. 직원이 내뱉는 불만은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내가 수행하는 '역할'이나 '시스템'에 대한 불만임을 명확히 구분해야 했습니다. 퇴근 후 사무실 문을 나서는 순간, 업무상의 고민과 감정의 찌꺼기를 그 자리에 두고 오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수적이었습니다.
또한, 같은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찾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이해받기 어려운 경영지원팀만의 고충을 다른 회사의 실무자들과 나누며 "우리 회사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얻는 것이죠. 저는 주말이면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활동에 몰입하며 '관리자'가 아닌 '자연인'으로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론적으로 경영지원팀의 번아웃 관리는 '성실함의 조절'에 달려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음을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정적 지원을 다 했다면 그 이상의 감정적 책임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우리가 건강해야 회사라는 배도 침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